book review

쇼펜하우어의 삶의 의지

drawing-betta 2024. 1.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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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삶의 의지 모든 인생사는 수난의 역사다

 

도피가 용기라면 자살을 결심한 사람만큼 용감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염세주의 철학자로서 자살을 찬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영혼과 현인이 자발적 죽음을 통해 자신의 삶을 마감했다. 분별할 줄 알고 솔직하다면 인생을 다시 한번 되풀이하기를 바라기보다 완전히 존재하지 않기를 선택할지도 모른다. 인생의 무의미에 대해 고민했던 쇼펜하우어가 남긴 말들 때문이다. 하지만 쇼펜하우어는 죽음을 두려워했으며 자살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삶의 의지를 제약하는 죽음의 공포는 철학의 발단이자 종교의 단초다. 신앙을 갖는 것은 죽음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두려움 때문이다. 

 

삶에 대한 강한 애착과 희망

 

자살은 삶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삶에 대한 강한 애착과 희망을 보여주는 점에서 삶에 대한 긍정이다. 자살은 역설적으로 삶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보여준다는 것이 쇼펜하우어의 생각이다. 너무나 인생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 절망에 그 절망감에 자살로 삶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자신의 상태가 너무 비참해서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는 햄릿처럼 용기 있는 마무리로 볼 수 있다고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누구나 내일이 오지 않길 한번 이상은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그런 투정 때문에 삶은 가장 좋은 것이 된다. 철학자 라이프니치는 이 세계를 가능한 세계 중 최상의 세계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가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은 그만큼 살고 싶다는 뜻이다.

 

삶의 긍정 삶의 부정

 

 

쇼펜하우어는 자살은 삶의 부정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삶의 긍정이라고 본다. 자살은 삶의 의지에 따른 고통을 부정하는 것일뿐 살려는 의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만큼 살려는 의지는 너무나 즐기고 강한 것이다. 정신은 빨리 죽지만 신체는 그렇게 빨리 죽지 않는다. 자살도 생존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에 따른 고통을 부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삶을 제대로 향유하지 못한 것에 대한 혐오와 후회 때문에 삶의 고통을 느끼기 때문이다. 영원히 살기를 원하면서 신체의 욕망을 채우려 하지만 이런저런 상황이 꼬여 삶의 고통이 생긴다. 자살자는 멋지게 살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고 자신이 처한 삶의 조건에 불만족할 뿐이다. 자살자는 그런 삶의 의욕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그만 사는 것이다. 자살은 무지개의 물방울, 바다의 파도처럼 이 세상에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

 

자살은 멍청한 짓이다. 쇼펜하워는 삶의 의지를 부정함으로써 그 결과인 욕망과 번뇌를 없애려고 했지 삶 그 자체를 없애려고 한 것은 아니다. 삶의 형식은 끝없는 현재다. 시간은 쉬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는 강물과 같으며 인간은 그 물결에 휩쓸려 사라지는 존재이다. 그 영원한 시간 속에서 인간이 살고 죽는 것은 덧없는 꿈과 같다. 이런 점에서 세상을 부정하는 자살은 무익하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어리석은 행위다.


존재하지 않고 행복할 수 없다

 

자살은 관심을 바라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에게 SOS를 보내는 것이다. 좌절은 역설적으로 삶에 대한 희망을 알리는 것이다.
죽고 싶다는 사람은 그만큼 살고 싶다는 반대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어쩌면 삶에 대한 애착이 너무 컸기 때문에 그것에 따른 실망과 고통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욕심이 없는 사람은 실패의 고통도 없어서 자살할 이유도 없다. 자살하는 사람은 그만큼 삶에 대한 희망, 애착, 기대가 컸다고 볼 수 있다. 경제적인 문제로 자살한 사람은 돈이 충분했다면 죽지 않았을 것이다. 잘 살았더라면 더 건강했더라면 빚이 없었더라면

삶이 괴롭지 않았다면 자살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소망이 남아 있다. 따라서 주위의 죽음까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얼마나 절박하게 살려고 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것은 살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생겨난 고통이지 살려는 의지 그 자체는 아니다. 살아있는 한 우리는 살려는 의지 자체를 절대로 부정할 수 없다고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우리 인생 장면들은 거친 모자이크

 

  

우리의 인생의 장면들은 거친 모자이크와 같다. 가까이서 보면 제대로 알아볼 수 없고 멀리서 봐야 그 아름다움을 알 수 있다. 쇼패하워의 말처럼 개인의 삶을 일반적으로 보면 슬픈 일이 많지만. 자세히 보면 우스꽝스럽다. 인간은 누구나 사랑하면서 순간순간 소망과 두려움에 휩싸이는데 그곳이 우연에 의한 사건이므로 희극에 가깝다. 그러나 개인의 소망이 성취되지 않고 노력과 희망이 무의미하게 될 때 끝내 죽음에 이르는 것은 비극이다. 인생을 너무 단편적으로 보지 않도록 균형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은 그만큼 살고 싶다는 뜻이다. 죽도록 잘살고 싶어서 차라리 죽고 싶은 마음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자살은 멍청한 짓이다 자살은 비겁한 짓이다.

 

라이프 니치는 "세계는 가능한 세계 중 최상의 세계다."라고 말했다 인생은 어떻게든 끝마쳐야 하는 과제와 같다. 그러므로 견뎌내는 것은 그 자체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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